네이피어의 발상
- 로그는 큰 수의 곱셈을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존 네이피어가 고안한 계산법에서 유래했다.
- 그 계산법이란 등비수열과 관련이 있다.
- 예를 들어 등비수열 {2ⁿ}에 대하여 첫째항부터 각 항의 값을 차례대로 구한다.
- 2, 4, 8, 16, 32, 64, 128, 256, 512, 1024, ...
- 이제 16과 32의 곱을 구해보자.
- 16은 2가 4번 곱해진 수이고,
- 32는 2가 5번 곱해진 수이므로,
- 16×32는 2가 9번 곱해진 수 즉, 제9항인 512이다.
- 이와 같이 미리 계산한 등비수열의 값 목록을 이용하여 곱을 합으로 바꾸는 계산법이다.
- 그런데 곱해지는 수와 곱하는 수가 등비수열의 값 목록에 없다면, 쓸모없는 방법이 되고 만다.
- 따라서 네이피어는 등비수열의 값을 조밀하게 만들기 위해,
- 처음 곱해지는 수를 큰 수로 두고, 공비는 1보다 크지만 1에 가까운 수로 두는 기발한 방법을 사용했다.
- 그는 처음 곱해지는 수를 10,000,000으로 두고, 공비는 1.00001로 두었다.
- 아래 표를 보면 공비가 1에 가까워질수록 수들의 간격이 조밀해 짐을 볼 수 있다.
- 이제 네이피어의 등비수열 {10,000,000×1.00001ⁿ}을 이용하여 큰 수의 곱을 구해보자.
- 네이피어 수열의 제130항 10,013,008과 제205항 10,020,521의 곱은 제 335항 10,033,556일까?
- 아니다. 처음 곱해지는 수가 1이 아니라 10,000,000이므로 제 335항에 10,000,000을 곱해야 한다.
- 그러면 이제 10,013,008과 10,020,521의 곱은 100,335,560,000,000이라 할 수 있을까?
- 또 아니다. 실제로 10,013,008 × 10,020,521 = 100,335,556,937,168이기 때문이다.
- 단, 좋은 근삿값이라 할 수 있다.
- 왜나하면 1,001.3008 × 1,002.0521 = 1,003,355.56937168 이므로 소수점 아래 첫째 자리까지 일치한다.
로그에 숨은 무리수 e
- 이제 로그와 무리수 e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자.
- \( e = \lim_{n \to \infty} \left( 1+\cfrac{1}{n} \right)^{n} \) 이다.
- 네이피어의 등비수열의 일반항 \( 10^7 \left( 1+\cfrac{1}{10^5} \right)^{n} \)도 위와 비슷하게 나타낼 수 있다.
- \( 10^7 \left\{ \left( 1+\cfrac{1}{10^5} \right)^{10^5} \right\}^{\cfrac{n}{10^5}} \)
- \( \left( 1+\cfrac{1}{10^5} \right)^{10^5} \)는 무리수 e와 소수점 아래 넷째 자리까지 일치하는 근삿값이다.
- 네이피어의 기발한 방법대로 처음 곱해지는 수를 더욱 크게하고, 공비를 1보다 크지만 1에 더욱 가까운 수로 두어 어떻게든 더 정밀한 등비수열을 만들더라도 그 등비수열의 일반항에는 무리수 e에 가까운 근삿값이 숨어있다.
- 다시 말해, 네이피어의 발상을 극한으로 밀어 붙이면, 그 일반항에는 무리수 e가 있다.
참고
- 김남희 외 5인(2011). 수학교육과정과 교재연구 개정판(p.291-292). 경문사.
네이피어의 기하적 발상
위 설명은 사실 네이피어의 계산법을 이해하기 쉽게 각색한 내용으로 보인다. 위키백과와 수학사 관련 책에서는 모두 네이피어가 사용한 공비를 0.9999999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또한 \( N=10^7\left(1-10^7\right)^L \)이라고 할 때, L을 N의 '네이피어 로그'라 부른다고 한다. 특히 네이피어의 로그에 대한 발상은 기하적이었다. 아래 그래프에서 time을 실행하자.
점 P는 점 A에서 출발하여 선분 PB의 길이에 비례하는 속력으로 선분 AB 위를 움직이고 그와 동시에 점 Q는 점 C에서 출발하여 점 P가 처음 움직이기 시작할 때의 속력으로 일정하게 반직선 CD 위를 움직인다. 여기서 네이피어는 선분 QC의 길이를 선분 PB의 길이의 로그라고 불렀다. 이 기하적 정의에 의한 로그는 앞에서 정의한 로그(L로 나타낸 N의 식)와 일치한다. \(\overline{PB}=x\), \(\overline{QC}=y\)라 두자. 선분 AB의 길이를 \(10^7\)으로 하고 점 P의 처음 속력을 \(10^7\)으로 하여 위의 기하적 정의를 지금의 미분기호로 표현하면 \(\cfrac{dx}{dt}=-x\), \(\cfrac{dy}{dt}=10^7\), \(x_0=10^7\), \(y_0=0\)이 된다. 따라서 \(\cfrac{dy}{dx}=\cfrac{-10^7}{x}\) 즉 \(y=-10^7\ln x+C\)가 되는데 \(x=10^7\)일 때 \(y=0\)이므로 \(C=-10^7\ln 10^7\)이다. 그러므로 \(y=-10^7\ln \left(\cfrac{x}{10^7}\right)\) 즉 \(\cfrac{y}{10^7}=\log_{\frac{1}{e}} \left(\cfrac{x}{10^7}\right)\)이 된다. 따라서 PB(=x)와 PC(=y)를 \(10^7\)으로 나눌 때 기하적 정의는 앞에서 정의한 L로 나타낸 N의 식에 대하여 \(\frac{1}{e}\)를 밑으로 하는 로그와 일치한다. 1
위 그래프에서 step을 실행하여 확인하자.
참고
- 칼 B. 보이어·유타 C. 메르츠바흐(2000). 수학의 역사·상(양영오·조윤동)(p.509-510). 경문사.
- https://en.wikipedia.org/wiki/History_of_logarithms
- \(x_0\), \(y_0\)는 각각 t=0일 때, x와 y의 값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