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를 통한 수업실연과 심층면접
여는 말
6번째 시험 끝에 임용시험의 1차를 통과했다. 처음으로 2차 수업실연과 면접을 준비하면서 막연했지만, 좋은 선배와의 스터디를 통해 2차 준비를 잘할 수 있었다. 다음은 그 여정에서 찾은 몇 갈래 길이다. 여러분에게 보탬이 되길 바란다.
기초
지도서 훑어보기
2차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은 길어야 한 달이다. 그마저도 합격자 발표 전에는 대강하게 되므로 실질적인 집중 준비 기간은 합격자 발표 후인 2주뿐이다. 짧은 기간에 중1부터 고1까지의 모든 지도서를 샅샅이 파헤칠 수는 없다. 대강 훑어보는 요령이 필요하다.
- 도입 소재 파악하기
개념을 도입하는 소재, 도구, 방법 등을 본다. - 용어 확인하기
전공 수학에 매진하느라 학교수학의 용어가 오히려 생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통계의 용어들은 방금 보고 나서도 헷갈릴 때가 있다. 혼동되는 용어들은 따로 정리하자. - 아이디어 수용하기
학교수학은 교육과정을 따라야 한다. 따라서 교사의 기발한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교육과정을 넘어서는 것을 수업 중에 무작위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지도서의 아이디어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 용어 풀이
문자 그대로 암기할 수는 없지만, 비슷한 맥락에서 풀이할 수 있을 정도로 보자. - 개념 해설
독창적인 증명을 현장에서 즉시 꺼낼 수 있으면 좋겠으나, 대부분 불가능하다. 지도서에서 개념을 해설하는 아이디어를 확인하자.
- 용어 풀이
면접 준비서 훑어보기
면접 준비서는 대개 윤승현의 '중등 심층면접'을 보는데, 약 500페이지에 글자 크기도 작다. 이 책을 모두 파헤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모자란다. 이 책은 기출문제-답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목할 부분은 가끔씩 눈에 띄는 만능답변이다. 예를 들어, '학생 중심 수업, 활동 중심 수업, 공학적 도구를 사용하는 수업, 방과후학교 활성화, 인터넷을 활용한 가정 학습, 학생 자신감 증진을 위한 상담, 학부모와의 의사소통'과 같은 단문은 학습부진을 겪는 학생에 대한 답변으로도 적절하고, 학교부적응 학생에 대한 답변으로도 적절한 요소가 있다.
스터디
이제 대다수의 시·도교육청에서 지도안 작성 없이 수업실연과 교직적성 심층면접만 실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스터디는 개별적인 특성은 다르겠지만, 2~4명의 인원이 모여서 번갈아가며 수업실연과 면접을 하고, 피드백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중요한 점은 피드백인데, 긍정 또는 부정의 프레임을 벗어나서 행동수정으로 접근해야 한다. 감정의 프레임으로 보는 순간부터는 에너지만 소모할 뿐이다.
수업실연
수업이 아니다. 수업실'연'이다. 즉, 연기를 한다. 45분 또는 50분을 20분으로 압축하여 연기해야 한다. 제한시간 내에 필요한 부분을 모두 보여줘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것이 자동화이다. 이것은 잠시 후에 자세히 살펴보자.
- 구상시간 10분이 주어진다. 연습하기 위해 보통 스터디 과제로 각자 수업실연 문제 1~2개를 만들어 오고, 추첨하여 실연한다.
- 구상시간에는 수업 실연 문제지가 주어진다. 지도안 작성을 하는 경우에는 1교시에 작성했던 본인의 지도안 사본이 같이 주어진다. 이때, 문제지 또는 지도안 사본의 뒷면 여백에 판서노트를 작성하자.
- 판서노트라는 틀은 굉장히 유용하다. 판서는 수업의 흐름을 담아내기 때문이다. 구상을 할 때는 3색 펜을 활용하자. 우선, 검정펜으로 실제 판서할 부분을 작성한다. 다음으로, 파랑펜으로 반드시 언급할 내용의 키워드를 말풍선으로 붙인다. 끝으로, 빨강펜으로 주의해야 할 점을 짧고 강하게 쓴다. 예를 들어 표정이 굳어지는 습관이 있다면, 'SMILE', 말이 빨라지는 습관이 있다면, 'SLOW', 강조해야 하는 부분이라면, 'LOUD' 등으로 수업에 템포를 줄 부분을 표기하자.
- 실제 시험장에는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굉장히 큰 디지털시계가 있고, 칠판은 주로 물칠판이다. 채점자는 3~4명으로, 각자의 역할이 있는 것을 보인다. 듣는 데에 집중하고, 보는 데에 집중하고, 피드백 하는 데에 집중하는 등의 역할이 있다. 즉, 말하는 내용을 확인하고, 보이는 판서를 확인하며, 응원(?)을 해준다.
심층면접
- 수업실연과 마찬가지로 구상시간 10분이 주어진다. 10분간 답변할 수 있다. 구상실에서 문제지가 주어진다. 전체 4~5개 문항(시·도별로 차이가 있다)이지만, 마지막 문항은 실제 면접실의 책상에 붙어 있다. 대신에 문제지에는 마지막 문항의 상황이 주어진다. 이 문항은 면접실에서 곧장 생각하고 답해야 한다. 따라서 구상을 할 때 상황과 관련된 키워드를 나열해보자.
- 실수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가장 위험하다. 완벽한 사람을 기대하지도 않고, 그런 사람은 없다. 채점자도 사람이고 게다가 평생 교직에 몸을 담은 매우 평범한 사람이다. 엄격한 용어를 사용할 필요도 없고, 지나친 일상어를 제외한 사무적인 용어면 충분하다.
- 구상지를 활용하는 방법은 빠르게 키워드를 결정하여 메모하는 것이다. 생각이 안 나서 고민을 할 틈이 없다. 구상실에서 면접실로 이동하는 시간도 있으니, 그 틈에 키워드를 연결하여 문장을 완성할 수 있다.
- 숨겨진 마지막 문제는 주로 상황이 주어지는 문제가 나온다. 필자와 필자의 선배는 '교실 속 갈등 상황 100문 100답'이라는 책에서 모의문제를 만들어 연습했다.
특별한 대책은 없다. 그 동안 연습하여 만들어 온 자동화된 만능답변으로 능구렁이가 되어 담을 넘자.
자동화
필자는 매 수업마다 새로운 마음으로 수업에 임하고자 노력하지만 수업의 틀을 매번 새로 짜야한다면, 인지부하에 걸릴 것이다. 적당한 틀을 구성해 놓고 그 안에서 내용을 다양하게 새로이 배치하는 방법은 제법 도움이 된다. 그러한 틀을 짜는 것이 바로 자동화이다. 예를 통해 그러한 틀을 살펴보자.
수업실연 자동화
다양한 틀을 구성할 수 있다. 아래는 필자가 사용한 예이다. 부록에는 지도안을 작성하기 위해 자동화했던 내용을 실었다. 지도안은 수업의 흐름이 담기므로 수업실연을 하는데 참고하기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 수업시작 자동화의 예
- 오늘도 즐거운 수학 시간 힘차게 시작해봅시다.
- 선생님이 학습목표를 적는 동안 여러분은 … 페이지를 펴고 준비하세요.
: 학습목표는 키워드만 적고 나머지는 ~ 표시로 생략할 수 있다.
- 발문 자동화의 예
발표할 학생이 속한 모둠 이름과 학생의 이름도 자동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둠 이름은 '오일러, 가우스,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남학생 이름은 '영수, 철수, 민수', 여학생 이름은 '가영, 나영, 다영'이다.- (일 보 앞으로 나오며) …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1초 기다리기)
- (한 손을 들며) …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말해 줄 학생은 손을 들어주세요. (가상의 자리를 가리키며) '오일러' 모둠의 '영수'가 말해봅시다.(1초 기다리기)
- 정성껏 발표해준 '영수'에게 우리 모두 박수 세 번 시작!(짝! 짝! 짝!)
- 그럼 이제 선생님과 함께 '영수'의 발표 내용을 토대로 …에 대해 살펴봅시다.
- 순회지도 자동화의 예
- (일 보 앞으로 나오며) 문제○번을 모둠원들과 함께 힘을 합쳐 해결해봅시다.
- (한 손을 들며) 질문이 있는 학생은 가볍게 손을 들어주세요.(1초 기다리기)
- (몸을 좌우로 틀고 나서) '가우스' 모둠의 '철수'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 (가상의 '철수'의 자리로 이동한 후 몸을 숙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1초간 경청한 후) 이 부분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습목표의 키워드)의 의미를 이와 같이 표현해보면 어떨까요?
- (본래 위치로 돌아온 후) 발문자동화 두 번째부터 시작
심층면접 자동화
심층면접을 자동화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키워드와 만능답변을 수집해야 한다. 특히, 이는 실제로 자신이 스스로 수집하지 않으면,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본인의 키워드를 찾도록 하자. 부록에는 필자가 수집한 예를 실었다.
닫는 말
최근에 프레임(최인철)이라는 책을 읽었다. 다음을 인용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연습이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특정 학습 목표를 위해 정교하게 설계되고, 가르치는 선생님이 존재하며, 자기 수행에 대한 즉각적이고 반복적인 피드백이 존재하는 계획된 훈련(deliberate practice)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은 그저 시간만 쌓아가는 단순 반복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한다. … 중략 … 그래서 우리는 대학에 나오는 "심성구지, 수부중불원의(心誠求之, 雖不中不遠矣)"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마음으로 간절히 원하고 노력하면 비록 적중하지는 못해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임용시험 2차 준비를 시작하려는 여러분이 필자의 여정에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양분을 잘 걸러서 얻길 바란다.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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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지도안 작성 자동화의 예 | 그림2. 심층면접 키워드 및 만능답변 수집의 예 |